송명빈 대표 (SBS 캡처)



【뉴스라이트 = 조용은 기자】

수년간 상습적인 폭행과 협박을 당해온 한 IT기업의 직원이 가해자인 회사 대표를 고소하면서 그동안의 폭행 갑질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0월 폭행 동영상과 '산 닭 죽이기' 등 사이코패스적인 언행으로 전 국민의 공분을 산 한국미래기술 양진호 회장의 충격적인 행각이 채 잊혀지기도 전에 비슷한 유형의 '폭행 갑질'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또다시 네티즌들의 공분이 일고 있다.

28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마커그룹' 직원 양 모(33) 씨는 2015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회사 대표인 송명빈 대표와 마커그룹 부사장 최 모 씨로부터 상습 폭행을 당했다며, 지난달 8일 서울 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에 따르면 양 씨는 송 대표로부터 상습적으로 주먹과 쇠 파이프 등으로 폭행을 당했으며, 입막음을 위한 가족 살해 협박까지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씨는 송 대표의 폭행·폭언 장면을 담은 동영상과 녹음파일을 경찰에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송명빈 대표는 온라인에서 자신의 정보를 지워 떠돌아다니지 않도록 유럽에서 시작된 '잊혀질 권리'라는 개념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디지털 분야의 권위자로 유명하다.

그는 이전 KT 데이터서비스 본부의 부장을 지낸 바 있고 현재 성균관대 겸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잊혀질 권리, 나를 잊어주세요'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피해자 양 씨는 2014년 11월 마커그룹에 입사했다.

2012년 4월 설립된 마커그룹은 당시에는 송 대표의 어머니 안 모(75) 씨가 명목상 대표이사였다.

송 대표가 KT에 재직 중이라 대표를 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양 씨는 2016년 8월부터 사실상 직함만 사장인, 이른바 ‘바지사장’으로 대표이사를 맡았다.

송 대표의 폭행은 2015년 9월부터 주먹 및 각종 둔기로 약 3년에 걸쳐 이뤄졌다고 알려졌다.

양 씨가 공개한 동영상과 녹음파일을 보면, 송 대표는 지난 2월 16일 강서구 마커그룹 사무실에서 불리한 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이유로 양 씨를 폭행했다.

송 대표는 이날 양 씨에게 일의 실수에 대해 질타하며 "너는 X 나게 맞아야 돼. 죽을 때까지 맞아야 돼!"라고 폭행을 가했다고 한다.

녹음파일에 의하면 송 대표는 "너는 왜 맞을까?"라고 같은 말을 기계적으로 수십 번 질문하며 "잘못했습니다"라고 울부짖는 양 씨에게 계속해서 폭행을 가했다.

송 대표는 지난 2월 20일 자신이 소유한 디지털 소멸 전문회사 사무실에서 양 씨에게 "네가 자신 있으면 경찰 고발하든 상관없다"며 "청부살인도 내가 고민할 거야. XXX야. 네 모가지 자르는 데 1억도 안 들어"라고 했고, 양 씨는 "정신 차렸습니다. 더 차리겠습니다. 제대로 차리겠습니다"라고 겁에 질린 채 대답했다고 한다.

송 대표는 자신의 정신과 치료 사실까지 언급하며 양 씨를 협박한 사실도 드러났다.

송 대표는 지난 6월 18일 양 씨를 향해 "너를 살인하더라도 나는 징역을 오래 안 살아.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니까. 우리는 면죄부 받은 사람이야"라고 했다. 송 대표는 양 씨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양씨 휴대전화와 신분증, 여권 등을 빼앗기도 했다고 경향신문은 보도했다.

송 대표의 상습 폭행은 회사 맞은편 건물에 사는 한 주민으로부터 "상습적으로 폭행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해 안타까웠다"라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경찰은 이르면 내년 1월 초에 송 대표를 피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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